히가시노 게이고의 '사소한 변화'는 뇌 이식을 당한 청년의 이야기다.
뇌 이식 소재로 책을 쓴 건 알았는데 그게 이 책인지는 몰랐다. 다 읽고 난 소감은 역시 재밌다는 것이다. 술술 읽히고... 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에 빠져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을 내 예전 모습이 생각나서 즐겁기도 했다.
읽으면서도 뭔가 묘하게 풋풋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데뷔 6년 차에 쓴 책으로 상당히 예전에 발매된 책이다. 19991년도 작품이다. 그만큼 허술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. 전개가 납득이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걸 이렇게 넘어간다고? 했던 부분이 몇 개 있긴 했다. 스토리가 재밌어서 거슬리진 않았다만.

주인공 나루세 준이치는 뇌 이식 수술 후, 자신의 연인 메구미에 대한 마음이 식게 된다. 자의와는 상관없이 변하게 되는 그 마음의 과정이 무척 재밌게 느껴졌다.
처음으로 그녀의 주근깨가 거슬렸다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 특히... 내 흥미를 잡아당겼다. 어떤 심경이었는지 공감 갔다.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결점이 처음으로 신경 쓰이게 되는 부분의 묘사는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꼽는 킬링 파트였다.
메구미,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져 간다...
위 대사는 원문이 궁금해질 정도로 멋지게 느껴지는 구절이다. 미흡한 일본어 실력이라 원서를 읽는 것은 힘에 부치겠지만 이 부분을 위해서라도 꼭 원서를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.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마음이 사라져 간다라... 혼란스러운 준이치의 마음이 내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.

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 반응이 사라졌다 해도 인간은 상상 못 한 형태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.
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 남는 부분이 바로 위의 부분이다. 작가가 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건 아닐까?
뇌사 판정은 그냥 죽은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. 말 그대로 살아있는 송장에 지나치지 않은... 식물인간을 연명 치료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.
이 점에서 이번 독서 활동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. 내 생각을 변화시켰으니 말이다.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.
아무리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라 해도 재미없는 건 단번에 하차하는데 이건 정말 추천 리스트에 넣어도 될 만큼이다.
히가시노 게이고- 사소한 변화 (원제- 변신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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